p33
언젠가는 불행해질 것이 분명하니, 지금부터 미리 불행해하는 것은 의심의 여지없이 어리석은 일이다.
p36
어떤 사람들은 어린 시절부터 확신에 가득 차 있고, 인생이 언제나 좋은 일들로 가득하고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좋은 면이 있다고 믿는다. 이들은 친절한 시선으로 삶과 자신을 바라보며, 약점과 두려움이 점점 더 늘어나는 것에 대해서도 우호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신뢰를 갖는 것에 그다지 능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적어도 신뢰를 가져 보기로 결심할 수 있다. 나이가 든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유능하게 살아왔고, 많은 상황에서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신뢰하게 되는 계기가 생기는 것을 경험하기도 했다.
...
통제할 수 있는 것과 통제해야하는 것, 의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과 반드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을 차츰 알아 가는 것이 노년의 지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p39
그날그날 일어나는 일에 유연함과 열린 마음을 가져 보라. 매일매일 다른 일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미래를 통제하려는 마음을 버리면 지금 어떤 '흥미로운 일'이 일어나는지 호기심을 갖고 바라볼 수 있다.
새로이 경험하는 결함이나 불편함을 '흥미롭다'는 관점에서 한번 바라보는 것, 우리가 관심가질만한 무언가로 이해하는 것은 어쩌면 삶의 기술일지도 모른다.
p120.
삶을 되돌아보는 것은 우리의 기억력에 기인한다. 우리가 정신적으로 살아있는 한 누구도 우리의 기억을 빼앗을 수 없다. 우리는 과거의 경험을 생생하게 떠올려 평온하게 다시 경험할 수 있으며, 시간이 있다면 그 의미를 곱씹어 보며 기쁨을 느낄 수 있다. 운명조차 기억에 개입할 수 없다.
p.153
사람들이 운명을 믿지 않을수록 모든 일이 자기 책임의 문제, 자기 스스로 계획하고 행동하고 결정하는 문제가 된다. 하지만 나이 듦과 죽음은 운명이다. 우리는 나이 듦과 죽음을 받아들여야 한다. 나이 듦과 죽음을 최대한 뒤로 늦추려고만 할 것이 아니라 노화, 노쇠, 의존의 문제를 실제로 직면하여 극복해 나가야 한다.
p166
지금은 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 할 수 있는 일이 중요하다. 물론 할 수 있는 일을 시작하여 끝을 보고 싶다면 어느 정도의 강제가 필요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으며, 미완성인 채로 남겨둘 수도 있다. 이러한 생각을 더 발전시켜 보자면, 노년인 지금 정말로 자신에게서 우러나오는 것, 자신의 무의식에서 샘솟는 것을 진정으로 느끼고 행동하고 생각하게 된다. 말하자면 오랫동안 뒷전으로 물러나있었거나 제쳐 두었던 관심사를 밖으로 꺼낼 기회, 다시 한번 온전한 자신이 될 기회, 어쩌면 예전보다 더 나 자신에 가까워질 기회가 찾아온다. 힘이 남은 한 자기 삶을 진정으로 살아갈 기회 말이다. 그리고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은 마침내 여유를 즐길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물론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계속해서 고개를 내밀 수도 있다. 인생에서 중요한 무언가를 계속해서 실현해야 하지 않을까? 그것을 실현해도 되지만, 반드시 실현할 필요는 없다.
p.168
카스텐슨을 비롯한 다른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노년층의 정서적 상태와 안정감은 놀라울 정도로 좋게 나타났다. 말하자면 노인들은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도 무언가를 할 수 있고 반드시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 있음에 편안함을 느끼며, 더 이상 많은 것을 얻으려고 애쓰지 않고 자신의 존재에 더 많이 집중한다.
아툴 가완디는 이렇게 묻는다. 나이가 들어 갈수록 이렇게 삶의 질이 만족스러워지는데, 이렇게 되기까지 왜 그토록 오랜 시간이 걸리는 걸까? 그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대답한다. 이러한 정서적 균형에 도달하는 것은 아마도 평생의 과제일 것이라고 말이다. 캇텐슨은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것이 이러한 태도 변화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p173
내면의 상상 세계는 늘 그 자리에 있는, 우리가 무의식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이 연구를 바탕으로 저자들은 이러한 '생각의 배회' 또는 백일몽이 모든 사람에게 나타나며, 생물학적으로 근거가 있지만 그 강도는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을 강력하게 입증했다. 그리고 우리는 이러한 백일몽, 즉 우리가 의식적으로 떠올리는 공상에 의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p190
삶은 끊임없이 변한다는 사실과 마주하여 우리는 항상 이별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우리가 좋아했던 사람들, 인생의 여러 단계, 소중히 여겼던 것들, 우리 자신에 대한 생각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생각, 세상이 어때야 한다는 생각 등 이모든 것과 이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이별, 종종 매우 고통스러운 작별을 하면서 우리의 인생 이야기는 수많은 변화가 담긴 이야기가 되어 빛을 발한다. 이러한 우리의 이야기는 우리 자신이기도 하다. 우리 자신을 잃지 않으면서도 우리의 존재가 드러날 수 있도록 놓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자기 삶을 성찰하는 것, 많은 이별 속에서도 삶의 연속성을 느끼게 해 주는 경험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는 그 어떤 변화와 어려움에도 흔들리지 않는 일관성있는 존재인 동시에 발전하는 존재이며, 통일성 있는 삶을 경험한다. 우리는 살면서 많은 경험과 이야기를 쌓아 나가며, 이 과정에서 우리의 정체성을 발견한다.
p195.
인생을 살아갈 때, 물론 남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노년기에도 궁극적으로 중요한 것은 우리가 지금 누구인지, 앞으로 우리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한때 어떤 사람이 되고 싶었는지를 분명히 아는 것이다. 또한 현재 자신의 존재를 받아들이는 것도 중요하다. 자기 삶과 아직 화해하지 못했다면, 지금이 바로 용서할 수 없던 것들과 화해하고 힘을 얻을 시간이다. 자기 자신, 자신이 살아온 삶과 화해한다는 것은 세상 모든 사람처럼 자신도 '그림자처럼 어두운' 행동을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자신을 다정하게 바라보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인생이 언제나 좋기만 하고 성공만 있다는 생각에서 그만 벗어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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