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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완독 18 - 게임이 세상을 바꾸는 방법 / 제인 맥고니걸

huiyu 2024. 8. 18. 18:34


2024 완독
게임이 세상을 바꾸는 방법 - 제인 맥고니걸

p.49
게임을 한다는 것은 불필요한 장애물을 극복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도전하는 행위다.

p52
컴퓨터·비디오 게임은 상호작용의 고리가 단단하다. 플레이어의 행동에 게임이 빈틈없이 반응한다. 플레이어가 게임 세계에 끼치는 영향이 애니메이션과 점수로 확실하게 표현된다

p55
일단 피드백 시스템부터 파악해야 하는 게임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플레이어는 피드백을 발판 삼아 목표에 다가서고 규칙을 알아낸다. 그리고 이처럼 낯선 가상 세계에서 정확히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아가는 일 자체가 다른 요소들 못지않게 강한 동기를 부여한다.

p56
총 30억 시간이나 능력의 한계에 도전하는가? 도대체 왜 우리는 불필요한 장애물에 도전하면서 행복해하는가?

p57
브라이언 서튼스미스Brian Sutton-Smith의 말을 빌리자면 “놀이의 반대는 일이 아니라 우울함”이다.
임상의학적 정의를 보면 우울증에 걸린 사람은 ‘비관적 무능력감’과 ‘침체적 활동 부족’을 겪는다. 이 두 가지 증상을 반대로 표현하자면 ‘낙관적 유능감’과 ‘활발한 활동 증대’라고 할 수 있다.

p64
행복학 권위자인 탈 벤샤하르Tal Ben-Shahar 하버드 대학교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시간을 죽일 때보다 ‘살릴’ 때 훨씬 행복하다.”

피에로는 극복할 수 있는 난관, 이길 수 있는 전투, 정복할 수 있는 위험을 간절히 바라는 감정이다.


p67
몰입 유발 행동의 좋은 예로 체스, 농구, 암벽 등반 등을 들었다. 모두 목표와 행동 규칙이 분명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어려워지면서 실력이 향상되는 도전 활동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특징은 지위, 돈, 책임 때문이 아니라 순전히 재미로 즐기는 활동이라는 점이다.


p68
칙센트미하이의 해법은 명백하다. 현실의 일을 게임 속의 일처럼 조직해 행복을 증진시키는 것이다. 게임 속에서 사람들은 힘든 일을 자청해 끊임없이 능력의 한계에 도전한다. 이를 이용하면 현실에서도 자발적인 도전 기회를 마련할 방법이 나올 것이다.

p74
몰입이란 쉽게 일어나는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서드나우와 초기 게이머 수백만 명이 몸소 터득했듯이 비디오 게임을 하면 거의 순식간에 몰입을 경험할 수 있었다. 예로부터 몰입을 일으키는 활동에는 하나같이 목표, 장애물, 계속 어려워지는 도전, 자발적 참여라는 요소가 있었는데 비디오 게임은 이를 모두 갖춘 데다 직접적이고 물리적인 조작(조이스틱), 유연한 난이도 조절(컴퓨터 알고리즘), 즉각적인 시각 피드백(비디오 그래픽)을 함께 활용해 굉장히 강력한 피드백 고리를 만들었다.

p96
사람에게 구체적인 ‘목표’, 즉 행동하고 기대할 일을 줄 때” 일상생활의 질이 가장 빠르게 향상된다고 말한다. 구체적인 작업에 명확한 목표가 있으면 진취적 추진력, 목적의식이 생긴다고 한다.

p115
게임을 하면 이 우울의 올가미를 벗어날 수 있다. 게임에서는 달성 가능한 목표에 집중한다는 진화상의 임무를 다할 수 있으니 마땅히 낙관할 이유가 있다. 행복 연구자 소냐 류보머스키는 이렇게 썼다. “우리는 유연하고 적합한 목표를 받아들일 때 최대 행복을 누린다.

p122
우리가 성공을 생각할 때 가장 희망하는 바가 다른 사람과 성공을 나누는 것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능력을 보여주기 원하고, 자신이 이룬 일로 자신의 존재가 드러나길 바란다. 흔히 말하듯이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성공은 아무 의미가 없다. 게임으로 여러 가지 긍정적인 피드백을 얻을 수 있지만 우리는 그 무엇보다 친구와 가족에게 칭찬 듣고 인정받기를 간절히 원한다.

p133
최근 과학 연구 결과를 보면 서로 약 올리기는 가장 빠르고 효과적으로 서로를 향한 긍정적 감정을 강화하는 방법이다. 친사회적 감정 연구의 권위자로서 약 올리기의 심리적 유익함을 알아보는 여러 가지 실험을 시행한 바 있는 대커 켈트너Dacher Keltner 캘리포니아 대학교 교수는 약 올리기가 긍정적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데 크나큰 도움을 준다고 본다.

p173
특히 1980년대 이후 출생자들이 “과거 어느 때보다 불행”하다고 말했다. 왜일까? 갈수록 ‘자기 존중’과 ‘자기 충족’을 강조하는 문화 때문이다. 그런데 수많은 심리학자, 철학자, 영적 지도자들이 보여주다시피 진정한 충족은 다른 사람에 대한 도리를 다하는 데서 온다. 우리는 “자신의 존재”가 아니라 “자신의 의미 있는 행위”로 다른 사람에게 존중받기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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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웬지의 연구 결과, 타인에 대한 도리를 무시하고 자신에게만 집중하면 할수록 불안과 우울 증세가 심해진다. 그럼에도 우리는 홀로 행복해지려는 노력을 그치지 않는다. 자신을 최우선시하면 언젠가는 원하는 것을 손에 넣으리라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사실 진정한 행복은 나를 ‘더 많이’ 생각할 때가 아니라 ‘더 적게’ 생각할 때, 다시 말해 개인의 욕구보다 훨씬 크고 중대한 무언가에서 자신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를 직시할 때 찾아온다.

p174
결과는 모두 똑같았다. 다른 사람을 도와야 하는 게임을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현실 생활에서 친구, 가족, 이웃, 더 나아가 낯선 사람을 돕는 경향이 아주 크게 나타났다.

p188
첫째, 좋은 게임이 다 그렇듯이 좋은 대체 현실 게임도 ‘선택’이어야 한다. 만일 「허드렛일 전쟁」이 ‘의무’라면 그 매력과 효과가 크게 떨어질 것이다. 대체 현실 게임은 ‘대안’으로 남아 있을 때만 유용하다.
        하지만 선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좋은 게임이 다 그러하듯 좋은 대체 현실 게임도 일단 활동이 시작되고 나면 마음을 사로잡는 목표, 흥미로운 장애물, 잘 디자인된 피드백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 세 가지 요소가 창의적으로 능력의 한계에 도전해 난관을 극복하고자 하는 인간의 본능적 욕구를 자극시켜 충실한 참여를 이끌어낸다.

p189
정교한 게임을 하며 자랐으니 의욕, 피드백, 도전이 약한 환경에서는 활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디지털 네이티브인 아이들이 이전 세대보다 더 기존 교실 환경을 힘들어한다. 대체로 현행 학교 교육은 ‘필요한’ 장애물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부정적 스트레스를 일으킨다. 획일적인 일을 의무적으로 해야 하고, 실패하면 영원히 기록이 남는다. 그러니 가상 환경과 교실 환경의 격차가 점점 커질 수밖에 없다.

p190
모든 학생은 저마다의 삶 속에 자신이 진정으로 몰두하고 있는 그 무엇이 있다. 그것은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일, 창의력을 발휘해 몰입할 수 있는 일이다. …… 비디오 게임은 이처럼 완벽하게 창의적인 몰입 작업의 전형이다. 이러한 세상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학교는 시시하기 짝이 없고 견딜 수 없는 곳이다. 게임 없이 자란 이전 세대와 달리 요즘 세대는 진정으로 몰두하는 상태가 무엇인지 잘 안다. 그래서 무엇이 빠졌는지도 정확히 안다.

p219
통제권의 부재는 본질적으로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행복과 신체 건강에도 큰 타격을 입힌다고 밝혀졌다. 그리고 부정적 영향이 즉각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어떤 경험으로 위험이나 무력감을 느끼면 면역계가 약해져 이후 몇 시간이나 며칠 동안 불안, 우울, 비관의 수위가 높아진다.2
        물론 게임을 하면 통제권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된다. 진정한 게임은 언제나 자발적이기에 게임 플레이는 자유를 행사하는 행위다. 또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실력을 기르는 과정에서 유능감과 지배감도 생긴다.

p229
        점수, 레벨, 업적을 넣어 이미 좋아하는 일을 더 좋아하게 하려면 위험이 따른다. 원래 하던 일, 그것도 원래 좋아하던 일에 돈이나 상과 같은 외적 보상을 주면 오히려 의욕이 떨어지고 보상의 가치도 줄어든다고 경제학에서 입증된 바 있다.  

p230
켈빈 경Lord Kelvin의 말대로 “측정할 수 없으면 개선할 수도 없다”. 우리는 실력이 더 나아졌는지 나빠졌는지 판단할 실시간 데이터가 필요하다. 그리고 양적 기준(달성하고자 하는 바를 구체적인 수치로 나타낸 목표)이 있으면 노력을 집중하고 의욕을 키워 더욱 열심을 내는 데 도움이 된다.

p231
물론 달리기도 그 자체로 보상이다. 엔도르핀이 분비되고, 정신이 맑아지고, 지구력이 좋아지고, 칼로리가 소모되고, 몸이 튼튼해진다. 하지만 자기와의 싸움이기도 하다. 일부러 시간을 내고, 더 자고 싶어 하는 몸을 억지로 일으켜 세우고, 눈이 오고 비가 와도 나가고, 지루함과 싸우며 지극히 단조로운 활동을 계속해야 한다. 물론 자기가 좋아서 달리는 것이지만, 그래도 의욕은 중요한 문제다. 그래서 나이키 플러스는 러너스 하이runner’s high(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고비를 넘겼을 때 찾아오는 황홀감 - 옮긴이)와 신체 단련 외에 또 다른 내적 보상의 층을 더하도록 디자인됐다.

p235
얼마 전에 이 같은 전방위 아바타 피드백이 굉장히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와 많은 글에 소개됐다. 이 연구에서 스탠퍼드 대학교 가상 인간 상호작용 연구소VHIL, Virtual Human Interaction Lab 연구진은 실험을 통해 우리가 운동할 때 자신과 비슷하게 꾸민 아바타가 날씬해지거나 건장해지는 모습을 보면 운동 지속 시간과 강도가 늘어난다는 사실을 밝혔다.9 아바타로 ‘대리 강화vicarious reinforcement’를 받은 참가자들은 아바타 피드백을 받지 않은 참가자보다 운동 반복 정도가 평균 8배 정도 많았다. 이를 보면 앞으로 집이나 헬스장처럼 화면을 보면서 운동하는 곳에서는 미니 같은 아바타가 많이 이용되리라 전망한다. (사실 「위 핏Wii Fit」이나 「EA 스포츠 액티브EA Sports Active」 같은 가정용 운동 게임도 아바타 피드백으로 플레이어가 운동에 더욱 열중하게 한다.)

p290
그들은 사소한 것을 사소하게 여기고, 통제력을 발휘하고, 하고 싶지 않은 일을 그만두고, 가족과 가까운 친구와 더욱 솔직하게 소통하고, 미래나 과거가 아니라 오롯이 현재를 살 수 있다.”23 벤샤하르도 지적했지만 이렇게 현재에 온 정신을 집중해 삶을 최대한 누리고자 하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은 일상에서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 아주 드문 현상이다. 특히 모두가 죽음에 대한 생각을 피하려고 갖은 애를 쓰는 사회에서는 더욱 그렇다.

p312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느낌은 게임의 전형적인 보상, 그러니까 목적의식을 품고, 분명한 효과를 일으키고, 꾸준히 발전하고, 높은 성공 확률을 보장받고, 수많은 피에로 순간을 경험하는 것을 달리 표현한 말이다. 「의원 세비 조사단」 프로젝트에서는 이 모든 감정적 보상을 넉넉히 누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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