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독서

2024 완독 16 - 안녕한 내일 / 정은우

huiyu 2024. 7. 27. 23:15

16. 안녕한 내일 / 정은우

- p24
여기까지 와서 실패할 순 없어. 독일 유학생들은 툭하면 그 말을 입에 올렸다. 은선은 그들을 이해했다. 실패했을 때 기회가 주어지는 사람이 있고, 기회를 직접 만들어야 하는 사람이 있었다. 은선과 그들은 후자였다. 얼기설기 만들어 조악하기 그지없는 기회의 발판을 밟고 올라가야 했다. 발판이든 발판에 선 사람이든 무너지면 함께 무너져내릴 뿐, 그들을 받아줄 안전망은 없었다.


p.111
소설 속 인물들은 처음에는 슬퍼하고 괴로워했지만, 몇 페이지만 넘기면 금방 괜찮아졌다. 지나간 모든 일은 교훈이 되었다. 현실은 달랐다. 소설에 비하면 삶은 너무 길고 더뎠다. 어떤 문제는 영영 해결되지 않았고, 교훈은 커녕 상처가 아물지 않는 경우도 허다했다.

"다 똑같긴 무슨, 그냥 지친거지. 살아가는 게 재미없어 보이니까 남의 이야기도 재미없었으면 하는 거야. 그러면 안 돼 사람이 빨리 늙어. 재밌게 살아야지. 재밌게 살려면 소설을 읽어. 재밌게 살아본 적이 없어서는 재밌는 게 뭔지 모르겠으면 지금부터라도 재밌게 살아"


p.143
잠들기 전 단순하게 살자고 외치면서 잠들었지만, 늘 착잡한 마음으로 눈을 떴다. 사람은 층층이 겹쳐진 이야기들의 소산이다. 그 층들이 어떻게 쌓였는지 하나씩 알아가다 보면 누구든 쉽게 미워할 수 없게 된다. 반면 좋아하는 건 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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