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 트렌드코리아 2024
p.153 - 분초사회
'도둑맞은 집중력'의 저자 요한 하리는 우리는 모든 차원에서 '깊이'를 희생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책의 제목대로 우리는 집중력을 도둑맞고 있다. 모든 것을 다 따라잡아야 하고, 늘 이메일에 답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깊이를 가질 시간이 없다. 그는 깊이를 요구하는 모든 것이 약화되고 있다고 경고한다. 침잠하지 못하고 점점 더 표면 위에서 부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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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의 '테이트 갤러리'에서 사람들이 작품 앞에 멈춰있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2019년 조사에 따르면 8초였다. 바쁜 시간을 내서 명화를 감상하기 위해 미술관까지 찾아가 작품당 소비한 시간이 고작 8초라니. 사실 8초는 오늘날 우리가 평소에 관심을 기울이는 평균 시간이다. 기사를 읽을 때, 음악을 들을 때, 영화를 볼 때,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이 시간이 지나면 우리는 집중력을 잃는다. 8초! 금붕어의 집중력보다 짧은 시간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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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SNS를 확인한다는 것이 1시간이 지나도록 스마트폰을 놓지 못하고 계속 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 경험이 있는가? 그것이 바로 시간 저글링의 대가다. 끊임없는 전환은 우리의 집중력을 떨어뜨린다.
전환 비용 효과가 뇌에서도 작용하는 것이다. 뇌는 한 작업에서 다른 작업으로 이동하면서 재설정되어야 한다. 방금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떠올려야 하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떠올려야 한다.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렇게 발생한 지체 시간으로 결국 멀티플레이는 생산성을 저해한다. 미국 미시간대학교에서 2015년에 발표한 병원의 응급 상황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응급실에서 지속적인 방해가 일어나면 239건의 처방 중 208개의 오류가 발생한다고 집계됐다.
의사들이 방해를 받아 일이 중단되면 오류 발생률은 282% 증가했고, 일하는 도중에 멀티태스킹을 수행하면 186% 증가했다.
분초사회 속 빠른 속도의 혜택 뒤로 우리가 잃고 있는 것을 항상 기억할 필요가 있다. 특히 생성형 AI 시대를 살아야 하는 우리 '호모 프롬프트'에게는 차분히 사색하고 자신을 지켜볼 수 있는 '아날로그 역량'이 더 중요한데, 이는 멈춤과 기다림의 미덕을 실천할 수 있을 때 가능한 역량이다. 지나친 속도와 전환, 강한 자극에서 벗어나 생각이 배회할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에게는 여백이 필요하다.
p159
기술 발달의 속도는 선형적이 아니라 가속적이다. 마이크로 칩의 용량은 2년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무어의 법칙'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는 이를 훨씬 넘어선다. 챗봇의 계산 능력이 2년마다 100배 향상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엔비디아의 CEO 젠슨 황이 10년 후 챗봇의 섯능은 지금의 100만 배가 될 것이라 예측한 것도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p164
자동차가 나오고 나서 많은 사람들이 사고를 우려했고, 영국에서는 마차가 붉은 깃발을 꽂고 달리면 자동차는 그 뒤를 따라가도록 하는 '붉은깃발법'을 만들었지만, 이는 결국 자동차발명국인 영국의 자동차산업이 독일이나 미국에 뒤처지는 결과를 초래했을 뿐이다.
p169
최근 프롬프트 엔지니어에 대한 사람들의 뜨거운 관심은 마치 인터넷이 처음 등장한 시기 '정보검색사' 열풍이 불었던 당시를 연상시킨다. 인터넷을 통해 정확한 정보를 빠르게 제공하는 직군에 대한 수요가 클 것이라고 여겨졌지만, 인터넷이 대중화되면서 역설적이게도 정보검색사라는 직업은 설 자리를 잃었다. 사용자 모두가 정보 검색사의 도움이 필요 없는 검색 전문가가 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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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호모 프롬프트'의 역량을 갖추면, 별도의 프롬프트 엔지니어라는 직업은 불필요할지도 모른다는 뜻이다.
p.181
'AI빅뱅'에서 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는 것은 '넘어섬' 때문이라는 니체의 말을 소개한다. 니체는 초인 개념을 통해 인간은 '자신을 초월하고 넘어서는 존재'라는 점을 강조했다. 인간은 평균 지대에만 머무르지 않고 바깥쪽으로 가서 뭔가 새로운 것, 창조적인 내용물을 계속 보태나가는 존재라는 것이다.
바로 여기에 해답이 있다. 인공지능의 기술적 결과물에 매몰되지 않고, 어떻게 자기 자신을 돌아보며 변경을 향해 스스로를 넘어설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앞에서 인공지능은 자신이 얼마나 스스로를 넘어설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앞에서 인공지능은 자신이 얼마나 수준 높은 결과를 내놓았는지 스스로 평가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스스로를 돌아볼 줄 아슷 능력을 '메타인지'라고 부르는데, 이는 성찰하는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다. 결국 스스로를 성찰할 수 있는 인간만이, AI가 작업한 용의 그림을 완성시키는 '화룡정점'의 자격을 얻게 될 것이다.
p326
컨설팅회사 스트래티지에 의하면 다음 그래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나노 인플루언서는 매크로 인플루언서보다 전체 구독자에 대한 전체 도달률은 낮지만, 영향력이나 관계성은 훨씬 더 높다. 나노 인플루언서는 매크로 인플루언서에 비해 뚜렷한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어 팔로워에게 관련성 높은 콘텐츠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팔로워와 더 긴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징 덕분에 나노 인플루언서는 비슷한 취향을 가지고 있는 팔로워에게 '밀도 높은'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다.디토소비의 중요한 동인은 유명세보다는 추종 대상과의 취향 적합도와 유대감이다. 따라서 같은 인플루언서라도 인지도 확신이 목적이라면 팔로워 수가 많은 매크로 혹은 메가 인플루언서를, 디토소비를 통한 구매전환이 목적이라면 나노 혹은 마이크로 인플루언서가 적합하다
p347
사람들은 서울이 비대해진다고 말하지만, 사실 서울의 인구는 매년 감소하고 있다. '천만 도시'로 불리던 서울은 2016년 인구 1,000만명이 무너진 이후 지속적인 감소 추세에 접어들어 2022년 942만 명으롱줄어들었다. 2022년 서울에서 유출된 인구는 8만 명이 넘는데 이는 전국 17개 시도 기준 최대치다. 그럼에도 서울의 소멸을 걱정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매일 생활 인구가 유입되는 도시이기 때문이다. 서울에 살지 않는 약 300~400만 명이 서울에서 생산하고 소비한다.
이러한 사례는 우리가 그동안 가지고 있던 지역과 인구 개념을 다시 돌아보게 만든다. 지방 소멸의 위기를 극복하고 나아가 나라 전체를 균형 있게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이제 새로운 관점이 필요하다.
인구감소시대, 도시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사람들이 정주하는 '고정된 도시'에서 도시의 다양한 구성원들이 어우러지는 '유연한 도시'로 지역의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다양한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이 연결성과 유동성이 앞으로 도시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으롱부상할 것이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혹은 대도시와 중소도시의 경직된 이분법을 넘어 각 지역간 인구의 물 같은 '흐름'을 강조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p365
"끊임없이 변화하는 공간은 늙으면서 품위를 얻고, 정체되는 공간은 낡아 사람들에게 잊힙니다. 시장을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정체시키면 안 돼요. 잘 늙되 낡지는 않아야 해요. 늙음과 낡음의 차이를 구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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