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독 12 구의 증명, 최진영 p64. 처음 만났을 때, 구와 나는 다른 조각으로 떨어져 있었다. 함께 하던 어느 날 구와 나 사이에 끈기 있고 질펀한 감정 한 방울이 똑 떨어졌다. 우리의 모난 부분을 메워주는 퍼즐처럼, 뼈와 뼈 사이의 연골처럼, 그것은 아주 서서히 자라며 구와 나의 모나고 모자란 부분에 제 몸을 맞춰가다 어느 날 딱 맞아떨어지게 된 것이다. 딱 맞아떨어지며 그런 소리를 낸 것이다. p69 참기 싫다고. 참는 게, 싫어졌다고. 나한테 묻지 말라고. 내가 뭘 알겠느냐고. 난 정말 열심히 살고 있다고. 근데 여긴 열심히 사는 게 정답이 아닌 세상 아니냐고. 나보다 오래 살았지만 어른 같지는 않은 누나에게, 소리를 지르며 화를 내버렸다. p70 그런데, 그러고 나면 그럴듯한 직장에 들어갈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