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독서

2019 읽은책 정리

huiyu 2019. 12. 31. 23:00

 올해도 시간이 생기면 관심가는 책이며, 읽고 싶은 책을 읽으며 보냈다. 어려운 책은 읽다가 포기한 것도 있고, 쉽게 읽히고 재밌는 책은 골라 읽으면서. 이것저것 한다고 바쁘단 핑계로 작년보단 많이 읽진 못했지만, 올해 읽은 책들도 차곡차곡 쌓여 2019년의 나를 만들어주지 않았을까.

 이사가면서 가까운 중고서적에 자주가게 됐다. 중고서적이라 가격도 더 저렴하면서 상태도 깨끗해서 자주 이용하고 있다. 책을 빌려 보는 것보다 중고라도 이렇게 사서 보는걸 좋아한다. 이상한 소유욕과 소집욕이 있어서.. 내가 읽은 책들을 책꽂이에 하나씩 쌓아두고 꽂혀있는 책을 보면서 뿌듯해한다. 내가 어떤 책을 읽었는지, 올해는 어떤것에 관심을 갖고 있었는지 볼 수 있어서 읽은 책을 모아두고 있다.
 매년 책을 블로그에 정리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이다. 올해 읽은 책을 정리하면서 다시 그 책을 떠올리기도 하면서 읽었던 책을 다시 정리하는 일을 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1년뒤 2년뒤 다시 그 글을 읽으면서 그 해 내가 무엇에 관심을 갖고 무슨 책을 읽었는지, 무슨 생각을 했었는지 다시 떠올릴 수 있게 해준다. 이미 지나갔지만 지나간 그때의 나와 나의 생각을 다시 볼 수 있어 시간내서 정리하려 한다.

 

1월
1. 시로, 하상욱

 

 

 생일 때 누나가 선물로 사준 시집, 정확히 왜인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누나는 오래전부터 날 시로라고 부르고 있다. 이유는 누나도 나도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딱히 중요한 이유는 아니였던 거 같다. 그래서 어릴적부터 시로라고 부르는데 이 별명과 같은 이름의 책인 시로란 책을 선물로 사줬다. 이상한 이유로 선물받은 책이다. 
 하상욱의 단편 시집은 몇권 읽어봤다. 서울시나 시밤, 다른 시집과는 다른 디자인과 내용으로 눈에 끌리는 책들이였다. 내용 역시 다른 시와는 다르다. 처음에 읽었을 땐 이게 무슨 시인가 싶기도 했다. SNS에서 먼저 유명해진 시이기 때문인지 기존의 시와는 완전히 다른 형식에 뭔가 더 가벼운 느낌이 들지만 내용은 많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의 글이 많다. 아무래도 이런 짧지만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매력적으로 느껴져서 인기가 있는게 아닐까 싶다.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해 쓴 이 '시로'는 충분한 위로가 되는 글들이 많이 있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2. 거의 모든 인터넷의 역사

 

 

 '거의 모든 IT의 역사'와 함께 이미 읽었던 '거의 모든 인터넷의 역사'를 다시 읽었다. 인터넷이 사람들에게 필수가 되기까지 6~70년대서부터 지금까지 어떻게 발전했는지 역사를 알려주는 책이다. PC통신에서 부터 WWW, 검색포털, 그리고 최신의 유투브, 아마존까지 인터넷에 관련된 역사를 적고있다.  모든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인터넷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 발전하게 되었는지 알수 있어 IT 전공한 사람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흥미를 갖고 읽을 수 있는 책이다.


3. 노르웨이의숲, 무라카미 하루키

 

 

 처음 읽어본 무라카미 하루키의 장편 소설, 작년에 단편 소설을 몇편 읽고 장편을 읽고 싶단 생각이 많이 들었다. 서점에서 책을 구경하던 중 '노르웨이 숲'을 보고 바로 샀다. 작년에 읽은 '반딧불이'가 '노르웨이 숲'의 원형이란 얘기를 듣고 관심을 갖고 있었다.
 5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이지만 등장 인물들이 모두 매력적이고 내용과 책의 묘사가 흥미로워서 지루하지 않게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다. 60년대 일본을 배경으로 젊은 청춘의 사랑과 상실에 대한 내용이다. 읽으면서 공감을 많이 한 부분도 있는데, 지금보다 조금더 어렸을때 읽었다면 이해하기 힘들수도 있을거란 생각도 들었다. 한국 제목으로는 '상실의 시대' 란 제목인데 상실이 어떠한 의미인지도 이해할 수 있고, 기회가 된다몇 몇번이고 다시 읽어보고 싶은 책이 되었다. 다른 하루키의 장편들도 더 읽고 싶어지게 된 작품이다.

2월 
4. 내 어머니 이야기 1~4권, 김은성

 

 

 TV프로그램 '알쓸신잡'에서 김영하 작가가 추천한 책으로 이후 다시 출판하게 된 책이다. 작가 자신의 어머니 이야기를  만화로 그린 책으로, 6.25를 겪고 북에서 남으로 피난온 이야기를 생생하게 적고있다. 작가 어머니의 이야기를 그린 이야기지만 우리나라의 근현대 역사를 담고 있는 흥미로운 책이였다. 책은 작가의 어머니의 어머니 이야기부터 시작해, 어머니, 그리고 작가 본인까지 이어지는 역사를 적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나도 엄마 생각이 많이 났다. 엄마의 이야기를 종종 들었지만 정말 제대로, 지금까지 살아오신 이야기를 쭉 들어본 적은 없었다. 기회가 되면 엄마의 얘기를 들으면서 어렸을때, 그리고 자라면서 어떤 생각을 하셨고 어떻게 지금까지 오셨는지 들어보고 싶어진 책이다.


5. 블랙 클로버 1~3권, 유키 타바타

 

 

 2000년대 초반 만화의 3대 원나블은 원피스, 나루토, 블리치라고 하고 이를 구 원나블이라고 한다. 요즘엔 새로 바껴서 원펀맨,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블랙 클로버 이 3개의 만화를 신 원나블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틈틈히 만화 챙겨보는 것도 좋아해서 신원나블도 한번 읽어 봤다. 원펀맨과 블랙클로버는 만화책으로,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는 애니메이션으로 챙겨봤다. 세가지 다 소년만화의 정석이라고 할 수 있는 스토리를 갖고 있고, 전형적인 주인공이 성장하는 성장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뻔할 수도 있지만 등장하는 캐릭터들 모두 개성있어서 세가지 만화 재밌게 다 잘봤다. 이 중에 하나만 고르자만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를 제일 재밌게 잘 봐서 기억에 남는다.

3월 
6. 중쇄를 찍자 1~2권, 마츠타 나오코

 

 


7. 35세 인서울 청약의법칙, 월용이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간 청약도 관심을 갖고 해야겠단 생각에 읽어본 책. 몇가지 정보들이 유용해서 실제 실천할 때 다시 읽어보고 공부해야겠다.


8. 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 최규석 단편집

 

 

 

9. 너에게 주고픈 아름다운 시, 도종환 외

 

 



4월 
10. 500만원으로 결혼하기, 불친절

 

 

 올해 읽은 책 중 기억남는 책을 한권 고르자면 이 책이 되지 않을까 싶다. 당장 결혼할 생각은 없지만, 언젠간? 할 수도 있는 결혼과 준비에 대해 생각하게 했다.  작가는 남자친구와 결혼하기로 마음을 먹고 단돈 500만원으로 결혼을 준비한다. 그러면서 준비한 과정을 꼼꼼히 기록한 만화이다. 처음 웹툰에 연재로 시작하여 책으로 출간까지 한 만화인데 작가는 결국 500만원정도에 결혼까지 성공했다. 그렇다고 절대 허접하거나 대충 준비하진 않았다. 그만큼 본인의 노력과 발로 뛰어다니면서 고생하기도 하면서 준비하였다. 이 책을 읽고 나도 따라서 500만원 정도의 적은 금액에 결혼을 하겠다는 생각은 아니지만, 결혼할 때 진짜 필요한게 무엇인지 필요가 없음에도 하게되는 허례허식 등은 조금은 더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다.

5월 
11. 천국에서 만난 다섯사람, 미치앨봄

 

 

 군대에서 쉬는 시간에는 딱히 할것도 없고 주변에 책은 많다보니 어쩌다가 손에 잡힌 책이 바로 '천국에서 만난 다섯사람'이였다. 처음 읽고 몇년간 가장 인상깊게 읽은 책이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이였는데 중고서점에 가서 책을 고르던 중 보여서 구매했다. 
 놀이공원에서 일하는 주인공은 사고로 목숨을 잃게 된다. 죽고난 뒤 천국에서 자신에게 소중하거나 영향을 미쳤던 다섯사람을 만난다는 이야기이다. 연락처에 수많은 사람들이 저장되어 있고, 하루에도 몇명씩 만나기도 하고 헤어지기도 한다. 그 많은 사람들중에 다섯명, 나에겐 어떤 사람들을 마지막에 기억할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내가 한 작은 행동과 말한마디가 어떤 사람에겐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느끼게 된 책이다.


12. 왕초보 월백만원 부업왕, 월재연부업왕

 

 

남는시간에 돈좀 벌어볼까하고 읽어본 책. 부업할 건 수없이 많은데 아직도 부업은 시작도 못하고 돈만 펑펑 쓰고있다.

7월 
13. 나는 오늘 책상을 정리하기로 했다, emi

 

 



8월  
14. 걷는사람, 하정우

 

 


9월 
15. 마라톤1년차, 다카키 나요코

 

 


10월 
16. 퇴사후 비로소 나다운 인생이 시작되었다, 김가빈

 

 

 

17. 마라톤2년차, 다카키 나요코

 

 


18. 빵가게를 습격하다, 무라카미 하루키

 

 


19. 너도떠나보면 나를알게될거야, 김동영

 

 

 이미 포스팅도 했지만, 지금 높이 올라가지 못해도 지금 하는 일들은 많은 경험을 하고 것이고, 새로운 걸 보면서 넓어지는 과정이다. 높이 올라간 다른 사람들을 보는 것보다 나 스스로 얼마다 더 나아졌는지를 생각하자.


20. 달리기를 말할때 내가 하고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예전부터 읽고 싶었던 책인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이전 다른 에세이를 읽어본 뒤 읽고 싶었던 책이다. 이 책은 하루키가 마라톤을 하면서 느낀 본인의 생각과 경험을 정리한 에세이이다. 마라톤과 관련된 여러 책을 읽어봤지만 가장 많이 공감되면서 흥미있게 읽은 책이다. 러너라면 한번쯤은 꼭 읽어보면 좋은 책이다.
하루키는 풀코스도 여러번 참가하고, 50의 나이에도 3시간대의 기록을 기록할만큼 꾸준하게 달렸다. 풀코스 뿐만 아니라 울트라 마라톤이라고 불리는 50, 100 Km까지 완주할만큼 대단한 체력을 가졌다. 물론 처음부터 이런 체력을 타고난 것은 아니였다. 어릴땐 달리기와 수영과 같은 운동을 좋아했지만 작가생활을 하면서 담배도 많이 피고 술도 즐겨서 처음엔 5Km도 뛰기 힘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꾸준히 훈련하고 담배도 끊으면서 이만큼의 기록을 유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젊은 나이에 시작한게 아니라 33살에 시작해 이러한 기록을 낸 것이다. 이제 30대에 들어가면서 나이가 들어서 힘들다는 얘기를 주변에서 종종 듣는데, 아직 30은 아직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늦지 않은 나이가 아닐까 싶다. 지금은 70이 넘은 나이인데 최근 정보를 찾아보니 아직도 마라톤을 하고 있으며 풀코스도 5시간대 기록으로 완주하였다고 한다.
 하루키에게 글쓰는 일은 육체노동이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체력과 집중력을 키우기 위해 마라톤을 시작하였고, 매일 10Km씩 달렸다고 한다. 나 역시 이말에 많이 공감한다. 무슨 일이든 원하는 일을 더 오래 하기 위해선 체력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마라톤은 체력을 키우기엔 딱 맞는 운동이고, 나에겐 마라톤은 업무에 쌓인 스트레스도 해소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어 일상을 지치지 않게 유지해 주고 있는 원동력이 된다.


21. 깎은손톱(동화), 정미진

 

 


11월 
22. 오늘 뭐먹지, 권여선

 

 

 올해 읽은 마지막 책, 춘천 놀러가서 독립서점을 들렸는데 거기서 눈에 들어오는 책이 있어서 그대로 질러버렸다. '깎은 손톱'이라는 책은 짧은 동화책으로 그림이 귀엽고 이뻐서 구매했다. 사면서 누군가에게 선물해주면 좋겠단 생각으로 샀는데 아직까지도 선물할 사람을 찾지 못해서 내가 갖고 있다. 짧은 내용이지만 나한테 소중한 사람들을 한명한명 떠오르게 해주던 책이다.
 다른 한권은 권여선 작가의 '오늘 뭐 먹지?', 올해는 요리도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보니 자연스럽게 음식 자체의 유래나 관련된 이야기에도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 '오늘 뭐 먹지?'는 작가가 좋아하는 음식별로 본인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책이다. 자기전 소소하게 읽기 좋은 책이고, 작가가 책에도 썼지만 술을 좋아해서 이 음식과 어울리는 술얘기도 재밌게 이야기하고 있어 취향에 잘맞게 잘읽혔다. 나도 이렇게 음식과관련된 나의 얘기를 적어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내가 평소에 먹거나 좋아하는 음식들을 먹을때마다 한번씩 생각해보게 한 책이다.

 

 주저리주저리.. 읽고 한참 지난뒤에 책에 대해 쓰려니 기억이 잘나지 않는다. 읽고난 뒤에 느꼈던 감정이나 좋았던 문구들도 많았는데 말이다. 조금더 내 생각이나 느낌을 바로 남겨두려면 바로바로 기록하는 습관도 필요할 것 같다. 내년엔 읽은 책이든 영화든 바로 남기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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