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간 꼭 해보고 싶었던 제주 일주 여행. 자전거나 걷기 둘 중에 뭐든 상관 없었다. 그냥 한바퀴를 내 발로 걷고 싶단 막연한 생각을 하고 있엇는데, 우연히 주변에 마음이 맞는 사람이 있어서 굉장히 즉흥적으로 정해서 추석 기간동안 5박 6일로 제주도를 두 발로 걸어서 여행하기로 했다.
여행준비
제주도를 한바퀴 돌기 위해서는 두가지 방법이 있었다. 자전거 환상도로를 이용하거나 제주 둘레길인 올레길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올레길은 총 길이 425Km 정도였고, 자전거 환상도로는 234Km를 걸어야 했다.
우린 기간이 일단 7일 정도로 정하고 있기 때문에 400Km에 달하는 올레길을 일주일에 소화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별 고민없이 자전거 환상도로로 선택했다. 코스 선정과 함께 자전거 환상도로는 국토종주 코스로 스탬프도 모을 수 있어 한바퀴 도는동안 이를 같이 모아보기로 했다.
스탬프 여권의 모습이다. 페이지마다 국토종주 코스의 스탬프를 모을 수 있으며, 제주도 역시 '제주 환상 자전거길' 코스를 이용해 스탬프를 모을 수 있다. 국토 종주길에 대한 안내는 아래 웹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며, 스탬프 여권역시 인터넷에서 구매할 수 있다.
https://bike.go.kr/bbs/road.do?key=2006176979144&bbsCtgrySn=8&bbsCtgrySubSn=56
국토종주 여권에 같이 포함되어 있던 자전거길 지도
여행 몇 일 전까지 짐을 크게 준비하고 있지 않았다.. 귀찮기도 하고 그냥 필요한거 머릿속에 생각정도만 하고 여행 전날 일정이 다가와서야 짐을 꾸렸다.ㅎㅎ
아무래도 6일동안 하루에 7~8시간은 걸어야 했기 때문에, 무게를 최소한으로 줄이는게 목적이였다. 가방은 15L짜리 블랙야크 가방을 준비했다. 짐을 싸다보니 조금 작긴 해서 이것저것 꾸겨넣긴 했는데 이동중엔 콤팩트해서 나쁘지 않은 사이즈였다. 그래도 다시 준비한다면 최소 20L는 되어야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기본적으로 옷은 티셔츠 3벌, 싱글렛 2개, 반바지 3개를 준비했다. 속옷은 2개, 양말 4개를 챙겼다. 사실 옷도 최대한 빨아서 여러번 입으려고 했는데 여분을 좀 준비하다보니 이정도 챙기게 되겠다. 다음에 챙긴다면 옷은 좀더 줄여도 될거 같다. 휴식때 신을 슬리퍼도 함께 준비. 휴식시엔 발이 편할 수 있도록 모스포츠의 슬리퍼를 준비했다. 코시국이니 마스크는 AD마스크와 보건용 마스크를 충분히 챙겼다.
그 외 대부분 짐은 에너지 보충을 위한 약과 보충제이다. 에너지젤 10개, BCAA 충분히(2명치 준비), 아침에 먹을 락토핏 유산균(2명치, 배변은 중요하니까...), 포형태 홍삼(2명치), 포형태 가글(2명치), 그리고 파시코 단백질 보충제 10개 챙겼다. 파시코 같은 경우에 하루에 1개는 꼭 먹었고, 아침이나 저녁에 에너지 보충이 필요할 때 하나씩 먹었다. 아무래도 무게를 차지하던 부분이 약부분인데 일차가 지날 수록 줄어드는 부분이였다.ㅎ
그 외에 여행용 물티슈(20매), 소독물티슈(20매), 선글라스, 선크림을 챙겼다. 첫 날 살이 너무 심하게 타서 편의점에서 알로에 제품도 샀는데, 미리 챙겨가는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필수품인 자전거 인증 여권도 챙겼다.
전자제품은 충전을 위한 보조배터리(20000mA) 1개, 가민 충전기, 폰 충전기, 충전케이블 챙김.
여행용 세면도구(샴푸,바디,폼클렌징,비누,칫솔,면도기)
+ 인주도 챙겼다. 자전거도로의 스탬프들이 인주가 다 말라서 안나온다고 해서 따로 챙김. 덕분에 진하고 선명하게 도장 잘 찍을 수 있었다.
완전히 짐을 싼 모습. 생각보다 무거워서 놀랬다. 무게는 4.5Kg정도 나왔다.
도보여행 1일차
우리는 첫 날 당일 새벽 비행기를 타고 출발해서 바로 시작하기로 했다. 출발일자는 9월 18일 토요일 추석연휴가 시작하는 첫째날 이였다. 그래서 그런지 공항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정말 많은 사람들 ㄷㄷ, 전날 문자로 조금 일찍 오라고 받았기 때문에 우리는 6시 40분 비행기인데 5시 30분쯤 도착해서 준비했다.
5시 30분의 공항모습..ㄷㄷ
5시 30분까지 도착하기 위해서 공항까진 택시를 이용해서 도착했다. 그런데 표끊고 바이오 인증을 해둬서 그런지 별 대기 수속 없이 바로 공항까지 들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9시 조금 넘어 제주 도착..
우리는 바로 공항에서부터 걷기를 시작햇다. 첫번째 목적지는 용두암. 우리가 처음 스탬프를 찍은 인증센터이며 공항에서 용두암센터까지는 4~5Km정도 거리이다.
그리고 본격적인 걷기 시작... 첫날 날씨는 덥고 햇살이 너무 뜨거웠다. 바다는 너무 아름답고 보기 좋았지만 살은 첫날 다 타버렸다..ㄷㄷ
파란하늘, 제주 환상 자전거길 코스를 이용한 도보. 두번째 목적지인 다락쉼터 인증센터까지 걷는 중 찍은 사진. 첫날이라 설레는 마음이 파란 하늘과 바다를 보며 걷다보니 기분이 그냥 좋아졌다.
걷다가 만난 제주 빽다방. 잠깐 들려 구경을 했다. 빵도 싸고 전망도 좋아서 많이들 온다고 한다. 우리는 아직 살게 없으니 커피만 한잔씩 사서 바로 이동.
이호테우 해변의 상징인 조랑말 등대.
파란 하늘과 바다가 기분을 좋게 한다. 첫날 힘도 넘치고 신나서 첫날 계획 25K정도만 걷자였는데 40Km를 걸어버렸다. 첫날 페이스도 너무빠르게 걸어서 둘다 조금 걷다가 지쳐버렸다..ㅎㅎ
두번째 인증센터인 다락쉼터 인증센터 도착. 벌써 20Km를 걸었다.
첫날의 거리 40Km, 세번째 인증센터인 해거름마을공원까지는 못간 협재해수욕장에서 1일차 코스를 마감했다. 첫날부터 40Km를 걸어버려서 제주 북쪽의 대부분을 걸어서 이동하게 됐다.ㄷㄷ
숙소는 미리 예약을 하고 이동하지 않았다. 그때 그때 그날의 위치에 따라 바로 확인하여 숙소를 구했다. 첫날 구한 숙소는 협재해수욕장 근처에 있던 민박집, '협재 빌리지'. 별 기대 없이 들어갔는데 저렴하게 큰 방을 구할 수 있었다. 내부 시설도 만족스럽고 둘이 하룻밤 보내기 딱 좋았던 숙소.
숙소에서 개인정비를 마치고 바로 근처 해수욕장 식당으로 이동해서 저녁을 먹었다. 마침 해가 지는 일몰시간이라서 멋진 뷰도 볼 수 있었다.
일몰 감상후 주변 식당으로 이동. 우리는 '더 꽃돈' 이라는 협재에 위치한 고깃집으로 이동했다. 고기도 두툼하니 맛있고 직원들도 굉장히 빠르고 친절하게 대해줘서 괜찮았던 식당.
카스한잔 하며 마무리
마무리하려 했으나 아쉬워서 주변 분위기 좋았던 야외 테이블이 있던 술집으로 이동.
'서쪽밤' 이라고 하는 협재 해수욕장에 위치한 술집인데 이쁜 조명에 야외테이블까지 세팅해서 기분좋게 술한잔 할 수 있는 술집이다.
소주잔도 이런잔에 주니.. 술을 안마실수가 있나!
다음 날 일정도 있으니 깔끔하게 각 1병씩만 마시고 하루 마무리...
제주 1일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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