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여행

1월 1일 관악산 등산

huiyu 2020. 1. 1. 18:13

2020년 첫날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았다. 목감기에 배탈까지나서 아침부터 쏟아내고 약까지 먹어서 몸에 힘이 별로 없었다.
그래도 새해 첫날부터 아파서 집에만 누워있고 싶지 않기도 하고, 등산 약속이 있어 김밥 한줄 사서 관악산 입구로 갔다. 날이 많이 춥고 눈발까지 날려서 출발전에 걱정을 많이 했는데 오히려 산을 오르다 보니 열도나고 나른했던 몸이 조금 힘이 나는 느낌을 받았다. 중후반정도 올랐을땐 기대하지 않았던(눈이 오긴 했지만 전혀 생각도 못했다) 관악산 설경이 나왔다. 겨울산을 처음 올라가본 것도 아닌데 눈앞에 펼쳐진 겨울왕국같은 풍경에 쉬지않고 감탄하고 카메라로 사진을 찍었다. 아팠던 것도 이땐 잊고 경치를 즐겼었다.
정상에 도착해선 같이 올라간분들이 컵라면과 막걸리, 김밥등을 챙겨와서 같이 나눠먹었다. 이 추운날에 정상에서 먹는 뜨끈한 컵라면과 막걸리의 조합이란.. 앞으로도 이런 경험을 또하긴 힘들지 않을까.

배 든든히 채우고 내려오는데.. 잊고있었던 배가 신호를 보내기 시작한다. 겨울산행에서 내리막길은 미끄러지기도 쉽고 더 다리에 집중해서 내려가야 하는데 나는 다른곳으로 집중할수밖에 없었다. 아차하는 순간 뿜어낼수도 있어서... 그런데 왜이리 화장실은 보이지 않는지, 곧 터질수도 있는 위기상황을 간신히 잡고 한발한발 내딛었다. 곧 화장실이 나올거라 믿고 있었는데 내려가도 내려가도 나오지 않았다. 거의 다 내려오고 나서야 화장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왜 이제야 나온거냐는 원망도 잠시였다. 반가움에 뛰어들어가서 폭풍으로 쏟아냈다. 이후 발걸음이 얼마나 가벼워지고 해방감이 컸는지, 오늘 하루중 두번째로 최고의 기분을 느꼈었다.

오늘 등산을 안갔으면 하루종일 집에 누워서 티비를 보면서 그냥 시간만 보냈을거다. 그나마 시간내서 등산이라도 다녀와서 의미있는 하루를 보낼 수있었다.
좋은 사람들과 좋은 경험을 해서 그런지 올 한해는 좋은일만 많을 것 같다. 시작이 좋다. 아직 몇가지 목표만 정하고 구체적으로 생각하진 않고 있는데 차근차근 올한해 계획도 세워봐야겠다. 2020년 어떨지 올해가 끝날때 이걸 보면 또 무슨 생각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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