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일상

20.7.19(토) 취하라

huiyu 2020. 7. 19. 23:20

Enivrez-Vous (Charles Baudelaire)    
취하라 (보들레르)

취하라
항상 취해 있어야 한다.
그게 전부다.
그게 바로 유일한 문제다.

당신의 어깨를 무너지게 하는
가증스런 시간의 무게를 견뎌 내려면,
당신은 쉴 새 없이 취해 있어야 한다.

그런데, 무엇에 취하려는가?
술이든, 시든, 덕이든
그 무엇이든 당신 마음대로
그러나, 어쨋든 취하라.

때로는 궁궐의 계단에서,
도랑가의 푸른 풀밭 위에서,
혹은 당신 방구석의 음울한 고독 한가운데서
당신이 깨어나게 되고,
취기가 가시거나, 사라져버리거든
물어보아라

바람이든,
물결이든,
별이든,
새든,
시계든,

지나가는 모든 것,
슬퍼하는 모든 것,
달려가는 모든 것,
노래하는 모든 것,
말하는 모든것에게
지금 어떤 시간인가를

그러면 바람도 물결도 별도 새도 시계도
당신에게 대답할 것이다.

이제 취할 시간이라고

시간에 학대받는 노예가 되지 않으려면
쉬지말고 취하라

술이든, 시든, 덕이든,
그 무엇이든
당신 마음 내키는대로

-샤를 보들레르 <취하라>

 

드라마 '미생'의 마지막화에 나왔던 시 '취하라'.
인상깊게 다가와서 적어놓았던 시이다.

요즘 다른건 아니고 술에 취해살았다.ㅠ
적당히도 아니고 퍼붓고 기억도 잃고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지난 한주를 보냈다.
그동안 열심히 했던 달리기도 조금 느슨하게 뛰어서 기록도 다시 안좋아지고,
그동안 노력도 한순간에 내려가는거 같아 씁슬하다.

한동안은 일에 취해서 살기도 하고, 공부한다고 열심히 지내기도 하고,
달리기에만 빠져서 보내기도 했었는데 올해는 내가 진짜 취해 있어야 되는걸 많이 놓치고 산것같다.

간만에 술기운에 일주일 내내 쩔어 살다가, 술이 쭉 빠지니 새삼 정신이 차려진다.

사람이 항상 열심히만, 또는 항상 느슨하게 풀려서 나태하게만 살 순 없는데.
매년 이맘때쯤이 되면 열심히 살다가도 느슨해져서 한순간 무너져버리는 시기가 되는거 같다.
(7월과 2월쯤?)
그래도 이런 시기가 있어야, 다시 정신차리고 열심히 할 수도 있지.
이젠 다시 정신 차리고 올려야지.
다른거에 취하지 말고 제대로 하고싶었던 것에/올해 세웠던 목표를 생각해야지.

 

술도 술이지만 올해 목표가, 그리고 작년 목표가 뭐였냐는 작은 질문에
진작 맘을 접어버린 올해 목표탓에, 올해는 별 목표가 없었던 게 생각났다.
뭐 큰거 있나. 영어나 좀 열심히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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