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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 하완

huiyu 2018. 6. 9. 10:47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 하완

 열심히 살아야 된다는 강박관념 속에 살게 되었다. 남들보다 나는 많이 뒤쳐진다고 생각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열심히라도 살아야 된다는 생각이 많아졌다. 그러면서 조금이라도 나태해지거나 계획한 걸 하지 않았을 때 죄책감이나 괴로움에 힘들어 했다. 아직까지도 내가 부족한건 남들보다 열심히 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면서,

 책을 고르는데 눈에 띄는 제목의 책이 있었다.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열심히 살 뻔하다니 다들 열심히 살아서 잘 살려고 하고 있던게 아닌가, 그냥 마음편히 포기하고 살라는 얘긴가?
항상 그렇다할 결과없이 열심히만 살아온 나한테 하는 말 같았다. 무엇보다 겉표지에 팬티만 입고 세상 편히 누워있는 아저씨가 세상 부러워 보여 책을 읽게 되었다.

 작가 하완이라는 사람은 나이 40살 일러스트레이터이다.
평범하게 회사에서 직장생활하면서 월급받으면서 일을 했다.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그러던 중 회사생활에 지쳐서, 회사생활 보다는 남들과의 경쟁에 지쳐서 회사를 관둔다. 정확히는 그 경쟁이 '누가 돈 더 많이 버나', '누가 먼저 내 집 장만하나'인지, '누가 먼저 성공하나'... 이런 정체모를 경쟁에서 열심히 살고 있던 모습에 지쳐 회사를 관두게 된 것이다. 어떻게든 되겠지 하면서, 그러면서 본인이 느낀 감정과 생각들, 그리고 살아왔던 과정을 담은 책이다.

 이 책은 그렇다고 당장 회사를 관두고 하고싶은 일을 찾아가라고, 그리고 열심히 살지 말라고 하진 않는다.작가는 누구보다 치열하게 20대를 보내고 열심히 살아 온 사람이다.40살이 된 작가는 이전보단 여유있게 행복하게 자신의 일을 하며 살고 싶은 것이다. 사람들이 열심히만 살아서 불행하지 않기를, 돈버는데 일만하면 됐지, 굳이 당장은 열정같은건 없어도 된다고 얘기하고 있다. 열정이야 언제든지, 원하는 일에 생길테니.. 생기지도 않는 열정을 굳이 만들지 말라고 한다.)

"출발 신호가 울리면
난 엄청나게 느린 속도로 걸어갈 거야.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아주 느린 걸음으로.
그러니까 그런 날 편하게 봐줬음 좋겠어.
나도 편하게 생각할 테니까."

언제부턴가 일기에 자주 쓰는 말이 있다.
'오늘 하루도 버티자', '견디자' 이런 말이다. 요즘엔 열심히는 살고 있지만, 무얼 위해서 열심히 하는지에 대해 이유가 없었다. 그렇다고 지금 다시 생각하려고 해도 그 이유를 생각하기 어렵다. 그저 누군가를 쫓기 위해 열심히해야 된다는 생각에만 잡혀 지냈는데, 그러다보니 하루를 견디고 버티게 된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작가처럼 당장 퇴사를 한다거나, 좋아하는 일을 찾아본다거나, 지금 하고 있는.. 열심히 하던 일을 손 놓진 않을 것이다. (못할것이다?) 다만 조금 더 내가 무엇때문에 일을 하는지에 대해, 어떤 일을 할 때 행복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시간을 갖고 천천히, 그리고 많이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그저 남들만큼 살기 위해서나 다른사람을 쫓기 위해 열심히 하는 일보다는 진심으로 내가 원하는 일, 재밌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겠단 생각이 많이 들었다. 무엇보다 서둘러서 당장 무언가에 결과를 내야겠단 생각보다는 여유를 갖고 천천히 나아가도 괜찮겠단 생각이 들었다. 조금 더 재밌는 걸 많이 하면서, 여유를 많이 갖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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